도심 속 공포 '땅꺼짐'...예방할 수는 없을까?
최근 광명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터널 붕괴 사고로 인해 '땅 거 짐(씽크홀)'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명일동에서 대규모 땅거짐이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했고, 부산 사상구에서도 지하철 공사장 인근 도로에서 지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전국적으로 땅 꺼짐 사고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발 딛고 사는 도시 한가운데서 갑자기 땅이 꺼져버리는 이 '침묵의 재난'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이 번에는 이러한 땅꺼짐 사고가 왜 자꾸 반복되는지, 그리고 정부나 지자체는 뭘 해야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 본다.
땅 꺼짐 사고, 왜 일어나는 걸까?
땅꺼짐 현상은 단순히 흙이 내려앉는 문제가 아니다. 그 아래에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1. 지하공사로 인한 지반 약화
지하철, 지하주차장, 터널 등 지하 굴착 공사는 땅 속 구조를 바꾸고 토사를 제거하면서 지반이 느슨해지거나 비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제대로 된 보강이나 지지 구조가 없다면 지반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2. 노후 하수관. 상수관 누수
서울이나 대도시의 많은 하수도. 상수도관은 30년 이상 된 노후 시설이다. 관이 터지거나 누수되면 토양이 씻겨 나가면서 내부가 비고, 시간이 지나면 땅이 꺼지게 된다.
3. 설계. 시공. 관리 부실
정확한 지질조사를 하지 않거나, 균열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면 사고는 불가피하다. 실제로 광명 신안산선 사고도 터널 내 기둥 손상을 균열로 오판해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
땅 거 짐 징후, 미리 알 수 있을까?
의외로 많은 땅 꺼짐 사고는 사전 경고 신호가 있다.
- 도로나 건물 벽에 갈라짐(균열) 발생
- 바닥이 살짝 꺼지거나 울퉁불퉁해 짐
- 맨홀 주변이 꺼져 있음
- 지하에서 이상한 소음이 들림
- 문. 창문이 틀어져 잘 안 닫힘
예방은 가능한가? 현재 시스템의 한계는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땅 꺼짐 예방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한계가 존재한다.
- 지질조사 비용 문제로 모든 공사에 정밀 조사를 적용하기 어려움
- 센서 설치는 공사장 중심에만 국한돼 주변 영향 파악은 제한적
- 위험 지역이나 노후 인프라에 대한 DB 부족
- 공공. 민간 간 책임 경계가 모호해서 사고 대응이 느림
- 상. 하수도 등 지하 인프라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오래됨
기술적인 예방 방법은
■ 정밀 지질조사
- 공사 전, 토양 강도와 지하수 흐름, 암반 분포 등을 정밀 조사하면 위험 지역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 지반 보강 공법
- 지하공사할 때 그라우팅(grouting) 같은 방식으로 지반을 단단하게 보강한다. 약한 지반은 피하거나 지지 구조물을 설치한다.
■ 지하 감시 시스템
- 지반 모니터링 센서, 레이더(GPR), 드론 탐지 등을 활용해 위험 징후를 감시한다.
■ 배수 관리와 노후 인프라 점검
- 낡은 상수도, 하수관, 지하배수 시설의 주기적 점검과 교체를 실시한다. 많은 땅 거 짐은 파손된 하수도 때문에 생긴 물이 토양을 씻어내 생겨난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땅 꺼짐 사고의 대책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 정밀 지질조사 의무화 : 대규모 지하 공사 전에는 반드시 지반 안전성 분석을 법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 지반 모니터링 시스템 확대 : 센서, 레이더, AI 기반 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이상 감지 체계를 구축한다.
- 노후 인프라 전수조사 및 교체 : 상하수도, 통신관 등 지하 시설물의 상태를 DB 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 지반 침하 위험지도 작성 : 과거 침하 이력과 지질정보를 바탕으로 위험지역을 구체화한다.
- 주민 신고 시스템과 교육 확대 :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빠른 감지.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
땅 꺼짐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도시의 안전 인프라가 무너지는 신호이다.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주변 도로에 관심을 갖고, 작은 징후도 눈여겨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