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영상을 보고 한동안 멍해졌어요.
죽은 사람과 다시 영상통화를 하는 앱.
단 3분의 영상만 있으면, 내 앞에서 말하고 웃고 답하는 AI 아바타로 다시 살아난다는 겁니다.
광고 속 사람은 임산부였어요.
오래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앱을 통해 다시 이야기를 나누죠.
시간이 흘러 그 아기가 자라고, 손자가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 AI 할머니와 대화를 이어갑니다.
마지막 문구는 이랬어요.
"3분이 영원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이 흔들렸어요.
"만약 내가 그 사람이라면 나도 눌렀을까?"
"다시 보고 싶어서, 다시 듣고 싶어서, 그 유혹에 빠졌을까?"
그런데,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 그 목소리도, 표정도, 말투도 비슷할지 몰라요. 하지만 그 사람이 맞나요?
● 내가 잊고 싶지 않아 저장한 기억이 누군가의 수익 모델이 되는 순간 그 감정은 순수하게 남을 수 있을까요?
● 만약 누군가 그 아바타를 해킹해 엉뚱한 말을 하게 만든다면? 그건 추억인가, 아니면 모욕인가?
● 우리는 결국 슬픔을 끝낼 기회를 잃게 되는 걸까요?...
애도는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고, 아픔을 받아들이는 치유 과정이에요.
그런데 이런 기술이 애도를 멈춘 상태로 고정시켜 버린다면, 그건 정말 위로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감정 속박일까요?
그렇다고 이 기술이 무조건 나쁜 걸까요?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치유의 기회가 될 수 있죠.
● 치매 환자, 전쟁 유가족, 재난 피해자에게는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장치가 될 수 있죠.
그렇다면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감정과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달려있습니다.
결국 질문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당신이라면 이 앱을 쓰시겠어요?"
누군가는 울면서 "당연히 예"라고 말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그건 그 사람의 죽음을 존중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할 겁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결국 이 질문은 앞으로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과제로 남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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